투자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자동매매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비교적 간단한 코딩 지식만 있어도 빗썸 같은 거래소 API를 통해 트레이딩 봇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Chat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더해지면,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직관적으로 매매 로직을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오늘은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겸, 개인 프로젝트 사례로서 AI와 빗썸을 활용한 비트코인 자동매매 방법을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자동매매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자동매매 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차트를 보고 매수·매도 버튼을 클릭하지 않아도, 특정 로직에 따라 프로그램이 알아서 주문을 넣고 포지션을 정리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주로 증권사 API를 통해 주식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응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암호화폐 시장의 등장은 24시간 매매가 가능한 환경을 열었고, 거래소 측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API를 개방하면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자동매매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빗썸은 국내 대표 거래소 중 하나로, 원화(KRW) 입출금 기능을 제공하고 다양한 코인 거래를 지원한다. 빗썸 API로 데이터 조회부터 주문 실행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 API를 잘 이용하면 손쉽게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비트코인 가격 정보를 일정 간격으로 불러온 뒤, 미리 정의된 조건(이동평균선, 지표, 거래량 등)에 맞으면 자동으로 매수를 시도하고, 조건이 바뀌면 자동으로 매도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투자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면, 사람이 일일이 매매 타이밍을 재거나 감정에 휘둘리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자동매매 로직”만 있어도 사실 충분히 매수와 매도를 반복할 수 있지만, 초보자 입장에서 매매 전략을 설계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 과제다. 시장 흐름을 예측하려면 차트 분석, 지표 설정, 그리고 리스크 관리까지 고려해야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차트 공부나 매매전략 서적을 파고들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ChatGPT라는 AI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ChatGPT는 텍스트 기반으로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주거나 특정 데이터를 분석·정리해 줄 수 있는데, 이를 트레이딩 데이터와 결합하면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빗썸 API를 통해 최근 1시간 봉 차트 데이터를 10개 정도 가져온 뒤, “해당 차트 데이터에 근거해 앞으로 단기 상승 추세가 이어질지 짧은 조정이 올지 의견을 말해줘”라는 식으로 ChatGPT에 질의할 수 있다. 모델은 캔들 패턴, 거래량 증가·감소, 이동평균선 흐름 등을 스스로 분석해 매수·매도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안해줄 것이다. 물론 이 답변이 무조건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매 초보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몰랐던 시각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받은 의견을 기초로 “매수하라면 실제로 주문을 넣고, 반등할 여지가 없다고 답하면 관망한다”는 식의 자동화 로직을 구현할 수 있다.
파이썬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우선 개발환경부터 깔끔히 세팅해야 한다. 대부분은 파이썬 3.9 이상 버전을 이용하며, VSCode 같은 편집기를 사용하면 비교적 편리하다. 프로젝트 폴더를 생성해 가상환경(venv)을 만들고, pip install requests python-dotenv openai 등의 명령어로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설치해둔다. requests는 빗썸 API 호출에, python-dotenv는 .env 파일을 이용해 키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사용된다. openai 라이브러리는 ChatGPT API 호출을 위한 필수 패키지다.
이후 빗썸 API 키 발급 단계를 거친다. 빗썸 홈페이지나 앱에 로그인하면, 보안 인증을 마친 뒤 API 메뉴에서 키를 생성할 수 있다. 조회만 가능한 키와 매매가 가능한 키로 구분되어 있으니, 실제 자동주문을 넣으려면 거래 권한을 부여한 키를 발급받아야 한다. 발급 받은 키와 시크릿 정보는 절대 소홀히 다뤄선 안 된다. 잘못 노출되면 타인이 마음대로 계정을 조작할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 폴더 내부의 .env 파일 등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안전한 공간에 저장하고, .gitignore 설정 등을 통해 깃허브나 외부에 올라가지 않도록 유의한다.
OpenAI API 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발급받는다. OpenAI 웹사이트나 개발자 대시보드에서 계정을 만든 뒤, 결제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소규모 프로젝트라면 무료 크레딧 범위에서 충분히 실험해볼 수도 있으나, 여러 번 테스트해볼 계획이라면 예산 초과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병행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제 사용 단계에서는 openai.api_key = os.getenv("OPENAI_KEY") 같은 코드를 통해 ChatGPT API를 호출할 수 있다. 그다음 프롬프트를 설계할 때 “매매 전략을 제시해 달라”든가 “오늘의 시장 흐름을 분석해 달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면 된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자동매매 구현 단계다. 크게 보면 “데이터 수집 → AI 분석 → 매매 주문 → 결과 확인”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코드를 작성한다. 일정 시간 간격(예: 5분 단위)으로 빗썸 시세를 조회해 Pandas DataFrame 같은 구조에 담고, 그 데이터를 AI에게 넘겨 간단한 해석을 받는다. 예를 들어 “거래량이 급등했으니 단기 급등이 올 수 있다”고 ChatGPT가 언급했다면, 사용자는 buy 시그널로 판단해 빗썸 API 주문을 실행한다. 몇 초 뒤에 주문 체결 정보를 다시 불러와 체결 여부, 체결 가격 등을 로그로 남기는 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팁은 ChatGPT가 제시하는 답변 구조를 미리 정해놓으면, 결과를 코딩으로 파싱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매수’, ‘매도’, ‘보유’ 중 하나를 꼭 표기해주고, 간단한 이유를 한두 문장 덧붙여 달라”는 식으로 작성해달라고 하면, 프로그램 입장에서 응답을 해석하기가 쉽다. 만약 AI가 장황한 답변만 내놓는다면, 그 텍스트에서 핵심 시그널을 추출하는 로직을 따로 짜야 하므로 번거로워진다.
더 나아가 스케줄러나 무한 루프를 통해 코드를 24시간 돌릴 수도 있다. 다만, 실제 운영에 들어가기 전에 백테스트 과정을 꼭 거쳐볼 것을 권장한다. 이전 시세 데이터를 가지고 ChatGPT가 어느 정도 정확한 시그널을 줬는지, 혹은 지표 기반 전략보다 나은 성과를 냈는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데이터에 대한 응답을 ChatGPT가 어떻게 하느냐는 사실 조금 까다로운 문제다. ChatGPT가 시간 정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특정 시장 상황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렇듯 AI 투자 전략은 편리함만큼 신중함도 필요하다.
실전 투자를 시작할 땐 무엇보다 소액으로 시도해보길 권장한다.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시시각각 변동성이 크며, 외부 이슈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자동매매 코드가 예상치 못한 오류를 일으키거나, 거래소 API가 일시적으로 장애가 생기면 돌발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테스트 목적으로 소량의 비트코인을 입금해 매매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시스템 안정성이 검증되면 투자 규모를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을 추천한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면 약간 헷갈릴 수 있지만, 생각보다 문턱이 높지는 않다. 파이썬 설치부터 라이브러리 세팅, 빗썸 API 발급, ChatGPT 연동 방식까지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필요하다면 오픈소스 예제 코드를 참고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찾아봐도 좋다. 중요한 것은 “직접 실행해보는 경험”이다. 개념만 알고 넘어가는 것보다, 실제 코드를 돌려보고 오류도 해결해보는 과정이 자동매매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빠르게 높여준다.
이 글이 앞으로 빗썸과 AI를 활용한 비트코인 자동매매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투자란 결국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세계이고, AI 역시 만능 해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이 도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기술 이해도, 시장 분석, 리스크 관리, 규제 변화 등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가상자산 시장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만큼, 자동매매 로직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업데이트해야만 기대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AI와 자동화 기술은 이제 많은 개인 트레이더의 무기가 되고 있다. 빗썸을 비롯한 거래소들이 오픈 API를 제공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한, 더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코드 몇 줄로 자신만의 투자 로직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함께 이 흥미로운 분야를 탐험해보면서, 각자가 원하는 투자 목표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