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신열부전 그 후 할아버지 이야기 - 궁금한이야기Y
(이태식 정순자님 부부의 마지막 이야기)
6개월쯤 방송된 이야기였지요? 기억나시나요?
30년 넘게 불수발을 들고 있는 할아버지의 신열부전이었죠
요즘 세상에 이런 분도 계시구나 싶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어요.
남자들은 참 비정하고, 딱딱하고 가부장적이란 관념을 약간 바꿔준 이야기였기에
더 기억에 남아있네요.
30대 중반에 아팠다고 하니, 그 오랜시간 동안 이렇게 옆에서 지켜주는 것이 바로
"부부"라는 명사가 아닐런지요.....
예전 방송에서 봤던 장면이었지요.
할머니가 이렇게 누워계시지만, 유머러스하고 참 밝은 성격같았습니다.
저런 상황에서 그런 마음을 먹기는 사실 어렵지요.
남편되시는 분이 너무 큰 사랑을 보여준 것 같아요.
밥식혜라는 것을 잘 몰랐는데, 지난 방송에서
밥식혜를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코치를 받으면서 만들었던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할머니는 병석에 계셔도 음식맛을 내는 컨트롤타워였네요.
사람의 능력이란 아픈 상태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네요.
꽤 가족들이 많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금슬도 좋았으니 가능했겠지요.
아름다운 가족사진입니다. 모두들 행복해 보였어요.
할머니를 잃은 할아버지의 슬픔이 왠지 저에게도 전해집니다.
할아버지의 그 고통이 호미곶에서 전파되고 있네요.
흑백사진속에서 그 세월이 느껴지네요.
할머니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유쾌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마치 제 친 할머니가 떠나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일일까요?
할머니가 떠난 그 자리가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 할아버지...
배우자를 잃어본 분들은 그 심정을 더 공감하시겠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그 마음.....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고통 중 하나일 거예요.
9월1일 정순자 할머니가 떠나신 후 아직도 산소에 가시면서
늘 아내를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이런 사랑이야 말로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부부간의 사랑아닐까요?
마지막 자막에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란 시 몇구절이 나오네요.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내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고인이 되신 할머니의 명복을 빌고,
할아버지의 남은 여생도 가족들과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